소위 ‘일진회’ 파동은 일진회라는 학교폭력서클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일어난 현상들을 말한다. 이 서클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이 서클이 크게 사회문제화 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이다.
당시의 한 신문은 이들 청소년 폭력집단이 토너먼트식 결투를 통해 우두머리인 이른바 ‘짱’을 뽑고 혼숙과 폭력을 일삼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실제 1999년 9월에는 새벽에 고교생 50여명이 집단난투극을 벌인 사건이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하였다. 당시 이 사건은 술에 취한 D고교와 H고교생들이 사소한 시비 끝에 싸움을 시작하자 근처에 있던 T고교생들이 같은 패거리인 H고교생을 돕겠다고 가세했고, 수세에 몰린 D고교생들이 또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구원을 요청함으로써 5~6개 고교생들이 4시간 동안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상대를 무차별 구타하는 잔인한 복수극을 펼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임모군은 각목으로 머리를 맞아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렇듯 당시 언론은 청소년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위와 같은 기사들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보도된 바 있으며, 2000년에 들어서면서 초등학교에도 일진회가 구성되어 동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등장했다. 또 여학생만으로 구성된 ‘여자 일진회’가 활동한다는 기사들도 다수 있었다.
학교폭력과 불량서클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이들 중 학교부적응 때문에 거리를 헤매는 자들끼리 서로 모여 불량서클을 만들어 말썽을 일으키거나 금품을 갈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이는 성장기 청소년들의 하나의 반문화(反文化)로 자리매김 되었을 뿐이었다. 또 다른 각도에서는 성장과정상의 일탈이나 힘자랑의 하나로 다수의 아이들로부터 승인받지 못하는 일탈학생들만의 문화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일진회는 다수의 학생들로부터 암묵적으로 승인받은 하나의 문화로 부상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들 조직은 조직화·집단화되었고, 자체적인 재생산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계층화·서열화 등을 통한 조직의 위계를 설정하고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규범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다른 유사한 조직과의 경쟁과 제휴를 통하여 조직의 세력을 확장한다. 그 막강한 힘은 이제 아이들의 세계에서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하위문화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마치 성인폭력조직의 위력과 같은 것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1. 시기
1990년대 후반부터
2. 관련인물과 사건전개
가.관련인물
일진회 회원 : 짱, 2짱, 3짱 등
나.사건전개
일진회의 우두머리는 ‘짱’이다. 이 ‘짱’이라는 말은 그 후 유행어가 되어 ‘쌈짱(싸움을 잘하는 사람)’, ‘몸짱(몸매가 좋은 사람)’ 등의 신종 은어를 만들어냈다. ‘2짱’, ‘3짱’은 서클의 서열 2,3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교내싸움을 통하여 서열을 정하고, 지역싸움을 통해 ‘구역짱’을 배출하여 조직의 세력을 확장한다. 신고식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각종 모임을 통해 비행하위문화를 창출한다.서울 동대문구의 모 중학교 J교사가 2005년 3월 9일 경찰청에서 전국 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과 일선서 청소년 담당 경찰관 등을 상대로 ‘학교폭력 근절 및 청소년 선도를 위한 인권보호 방안’이라는 주제 강연을 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J교사에 의하면, ‘일진회’의 서울지역 연합 학생 1,200여명이 2003년 겨울방학기간 중 수천만 원의 행사비를 들여 주말을 이용해 일일락카페(일명 ‘일락’) 행사를 하면서 ‘섹스머신’과 ‘노예팅’ 행사를 벌인 사실을 폭로하였다. ‘섹스머신’이란 남녀커플들이 무대 위에서 실제 성행위를 하는 것이고, ‘노예팅’은 섹시하게 춤을 추는 파트너를 골라 돈을 주고 옆자리에 앉혀 접대를 받는 미팅을 뜻하는 말이다. 특히 J교사는 이들이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도 성신여대 입구에서 일일콜라텍(일명 ‘일콜’) 행사를 열며 직접 성행위까지 했으며, 최근에도 몇 개의 학교가 연합해 벌인 소규모 행사에서 이른바 ‘섹스단합’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폭로하였다. 또 일진회는 인터넷 커뮤너티를 운영, 음란물을 올리기도 하고 각종 정보교류와 단합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대책
일진회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는 폭력조직이 되자 이에 대한 다각적이 대책이 펼쳐졌다. 우선 경찰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전담형사를 지정·배치하였고, 학교경찰제(school police)를 검토하면서 시범실시하기도 했다. ‘학생안전지킴이’란 이름으로 퇴직경찰관을 스쿨폴리스로 위촉해 교내순찰과 학생상담지도 및 학교폭력예방 등을 담당케 하였다. 검찰에서도 학교폭력담당검사를 지정하여 학교폭력에 대처하였고, 다양한 학부모단체들이 여기에 가세하였다.
정부는 2004년「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을 제정함으로써 처벌위주로 대응해왔던 그간의 학교폭력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였다. 이 법률은 학교폭력과 청소년 비행의 문제에 대응함에 있어 공식적인 형사사법기구에 의한 단속과 처벌위주의 대응책을 지양하고 가해학생의 선도, 피해학생의 피해회복과 피해예방을 중시하는 소위 ‘회복적 사법’의 원리들을 적용하고 있다.
이동진,《청소년폭력집단에 관한 연구》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3
부산지방경찰청,《학생안전지킴이 스쿨폴리스: 시범운영 종합결과보고》, 2005
《문화일보》 1999. 5. 29일자 19면
《서울신문》 1999. 9. 14일자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