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말에 방직기계의 등장으로 섬유산업이 기계화되면서 제1차 산업혁명을, 20세기 초 포드사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대량 생산의 시대를 열면서 제2차 산업혁명을 가져왔다. 이어 제3차, 제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경제, 사회, 산업,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정보화 혁명, 스마트 혁명, 에너지 혁명, 제조 혁명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개념이 통일되지 않은 상태이다. 제조업에서 제3차 산업혁명이란 대부분 3D 프린팅(적층 제조, AM-Additive Manufacturing)과 사물 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IoT-Internet of Things, M2M-Machine to Machine)을 통한 제조 혁신을 뜻한다.
(가) 3D 프린팅
기존 제조업에서는 금형을 제작하여 주물을 찍어내고 이들을 모아 나사로 조이거나 용접하여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3D 프린터(쾌속조형기, RP-Rapid Prototyping System)는 재료 물질을 층층이 쌓아 올려 제품을 만든다. 고객 맞춤형 소량 생산이 가능하여 막대한 고정자산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컴퓨터로 설계도면을 수정하면 바로 수정된 제품이 만들어지며, 설계도면을 인터넷으로 전송하면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즉 창의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을 생산하고 인터넷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통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현재까지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ABS(Acrylonitile, Poly-Butadiene, Styrene), PLA(PolyLactic Acid), Nylon, PVA(PolyVinyl Alcohol), Wood, Steel 등 150여개 재료 물질의 가격이 높아 개인이 소유 사용하는 대중화단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는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전국의 테크노파크(TP, Technopark),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정부출연연구소 등에 3D 프린터를 설치하여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므로 사용의 폭이 점차적으로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5월 미국에서 발생한 ‘3D 권총’ 사건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총기 제작사에서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총(Liberator)의 설계도면을 인터넷에 공개하자 순식간에 10만건 이상이 다운로드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놀란 미국 정부는 총기 제작사에 국제무기거래규약에 따라 통제되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했으며, 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높은 수준의 3D 프린터가 개발되고 일상화되어 제조부터 유통까지 활용 가능성이 커진다면 이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 사물 인터넷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사물 인터넷이란 사람, 사물, 공간 등 모든 것들(Things)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고 연결된 모든 것들의 정보가 생성·수집·공유·활용되는 것을 말하고, 창조경제타운(www.creativekorea.or.kr)에 따르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각각의 사물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람 혹은 사물과 소통하고 그 결과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M2M(Machine to Machine)에서 IoT(Internet of Things)를 거쳐 최근에는 IoE(Internet of Everything)까지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독일은 Industry 4.0을 통해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제조업 생산성 30% 향상을 추진 중이고, 미국은 Reshoring Initiative(제조업 본국 회귀)로 사물 인터넷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을 추진 중이며, EU는 사물 인터넷 액션플랜(2009년)·중국은 5개년 계획(2011~2015)·일본은 Active Japan ICT 전략(2012년) 등을 통해 사물 인터넷 산업을 육성 중이다.
우리나라는 사물 인터넷 국가전략으로 2014년 5월 초연결 디지털 혁명의 선도국가 실현을 위한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기본계획은 ①창의적 사물인터넷 서비스 시장창출 및 확산을 위해 유망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확산,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융합 新서비스 개발, 이용자 중심의 창의적 서비스 개발 ②글로벌 사물인터넷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개방형 글로벌 파트너십 추진,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 육성, 스마트 센서 산업 육성, 전통산업과 소프트웨어 신산업 동반성장 지원, 생애 전주기 종합지원 ③안전하고 역동적인 사물인터넷 발전 인프라 조성을 위해 정보보호 인프라 강화, 유무선 인프라 확충, 기술개발·표준화·인력양성, 규제없는 산업환경 조성 등 3대 분야에 걸쳐 12개 전략과제를 채택하였다.
이러한 사물 인터넷의 핵심은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플랫폼에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모바일 기기와 앱(Application, 스마트폰·태블릿 등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이 어쩔 수 없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 생태계에 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래 사물 인터넷 시대의 경쟁력은 기존의 산업표준, 기술표준 등과 더불어 세계 여러 나라의 제조현장에서 사용될 운영체제인 플랫폼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전망이다.